외면일기 : 10월 이달의 책읽기 선정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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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현존하는 프랑스 현대문학의 거장 미셸 투르니에의 예지銳智가 곳곳에서 번뜩이는 산문집 『외면일기 Journal Extime』는 이전의 책 『예찬』보다 훨씬 더 짤막한 단문의 명상적인 글모음으로, 긴 텍스트에 쉽게 질리는 디지털인들도 쉽게 열어볼 수 있는 형식의 책이다. 책 제목과 관련하여 먼저 밝혀둘 것 하나, "내면의 일기 Journal intime"와 반대의 의미, 외면을 관찰했다는 의미로 "외면 일기 Journal extime"라 붙인 제목의 "extime"는 투르니에가 만든 조어이다.

 이 책은 메모가 생활의 일부가 된 투르니에가 그간 쌓인 자신의 30여 권의 수첩 속에서 추려낸 생각의 편린들이다.
짧고 직설적이고 깊이 있고 박학한 기록들, 투르니에의 말대로 다듬지 않은 그대로의 메모라고 보기엔 믿기 어려운
보석 같은 글들이 열두 달의 장章을 수밀하게 장식하고 있다.

 일년 열두 달이라는 상징적인 장 분류는 삶의 완전한 한 주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읽힐 수도 있다.
그 한 주기 동안 투르니에의 시선은 사물들, 사람들, 책들, 그리고 여행지의 풍경에 닿아 "발견"하고 그들을 "존재"하게 만든다.

“나에게 오직 내 분수에 맞을 정도의 양과 질의 진실만을 말해주십시오”라며 책의 끝에 적어 넣은 이 한 문장은 투르니에의 금욕적인 생활과 스스로에게 엄결한 글쓰기의 자세를 압축하고 있어 아름답고, 그릇된 독서에서 오는 지적허영까지 경계시켜 즐겁게 책을 덮을 수 있게 해준다.



 -------- 머리말 중에서
 오래전부터 나는 여행을 하는 동안의 여정과 그때그때 있었던 일들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의 크고 작은 사건들, 날씨, 철따라 변하는 우리 집 정원의 모습,
집에 찾아오는 손님들, 운명의 모진 타격, 흐뭇한 충격 따위를 노트에 적어두는 습관이 있었다.
"일기"라고 부를 수도 있을 이것은 "내면의 일기 journal intime"와는 정반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것에 "외면일기Journal extime"라는 이름을 만들어 붙여보기로 한다.
"외면일기"는 지난날의 소박한 시골 귀족들이 추수, 아이들의 출생, 결혼, 초상, 날씨의 급변 등을
적어두곤 했던 "출납부"와 비슷한 것이다.


[출처: 영풍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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