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인문학 : 10월 이달의 책읽기 선정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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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27 2015.10.0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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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2015-10-07 09:22:11
본문
“큰 나무만 사는 숲은 세상에 없습니다.
식물은 경쟁하지만 다투지 않습니다. 타협하고 상생하고 공존합니다.
인류가 새로운 5000년 문명사를 쓰려면, 식물을 닮았으면 좋겠습니다.”
깐깐한 전직 기자, 숲과 식물을 인터뷰 하다!
저자 박중환은 실업자가 된 뒤 찾아간 형님의 연구실에서 식물을 접한 뒤 그만 매혹되어버렸다.
취재하듯 써내려간 <식물의 인문학>은 ‘전문용어 가득한 식물학 책이나 전공서적 속 정보를 더 쉽게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소망이 담긴 공부기록이기도 하다. 기자 출신의 저자만이 포착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이 주목할 만하다.
저자는 숲을 보며 감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사문제와 관련지어 폭넓은 시각을 보여준다.
식물과 인간 사이의 역사 속에서 정치와 경제의 교훈을 얻고, 식량과 환경의 미래를 걱정한다.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는 식물을 이해하고 식물을 닮고, 숲을 보호해야 함을 역설한다.
책은 식물과 사람 사이에 있었던 뜻밖의 역사 이야기로 흥미롭게 시작해, 사막화를 막고 숲을 지킨 문명만이 살아남으며
사막녹화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식물이 우리에게 주는 뜻밖의 영향들
저자와 식물이 우연히 만났듯, 이 책은 식물과 사람의 우연한 만남들이 인간의 역사를 어떻게 바꾸어왔는지, 그 보이지 않는 힘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생활 속 흔히 지나쳐온 것들을 떠올리며 ‘아니 이랬단 말이야?’ 하고 무릎을 치게 만드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 2년생 야생당근과 1년생 식용당근 사람이 나물비빔밥을 먹으면 졸음이 온다. 식물이 자기 보호를 위해 품고 있는 약리성분 때문이다. ◆ 식물은 움직이지 못하는 대신 피톤치드와 같은 이차대사산물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스스로를 보호한다.
인간은 이차대사산물을 약으로 개발해 이용한다.
튤립 뿌리 하나가 네덜란드를 유럽 경제 중심에서 변방국으로 밀려나게 만든다.
가난했던 북유럽에 감자가 유입되어 식량이 풍부해지고 인구가 늘면서 유럽 권력의 판도가 남유럽에서 북유럽으로 바뀌었다.
늘 식량이 부족했던 아일랜드는 감자 하나에만 식량을 의존하다가 참혹한 대기근을 맞이한다.
밀 대신 감자를 주식으로 삼을 경우 불러올 문제-식량과 인구, 시장과 가격의 관계-를 논의하던 끝에 고전 경제학이 태동했다.
반대로 사람도 식물을 이용한다.
독이 든 야생당근과 재배가 어려운 야생밀을 개량하여 사람의 힘으로 재배하는 농산물을 만들어낸다.
콜라 열매와 카카오 열매의 성분을 이용하여 인류의 최고 인기 간식인 콜라와 초콜릿을 만들어낸다.
동물을 이용해 씨앗을 퍼뜨리려는 식물의 성질을 사람이 역이용한 결과, 천종삼을 재배하고 코피루왁과 자쿠버드 커피를 생산하기도 한다.
식물의 세계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
기자 출신의 저자만이 숲에서 포착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이 주목해볼 만하다.
저자는 식물의 세계에서 경제경영 원리를 배우고, 자본주의 경제의 나아갈 길을 가늠한다.
식물과 관련된 각종 시사문제에도 폭넓은 시각을 보여준다.
인화물질(송진)을 몸에 바르고 산불이 일어나기 쉽도록 만들어 뼈를 깎는 희생을 통해 살아남는 침엽수림의 생존법을 보며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떠올린다. 친환경 농산물의 폐해를 지적하며 단일종 재배보다 다품종 재배, 집산지 농업보다 근교 농업을 권한다.
식물들이 뿌리를 뻗을 땅과 햇빛을 받을 하늘을 서로서로 양보하며 나누어 쓰는 상생의 경쟁을 보며 동반성장과 자본주의의 새로운 미래를 보기도 한다.
무수한 풀과 작은 나무 그리고 동물과 미생물이 어우러져 숲을 이룹니다. 큰 나무만 사는 숲은 세상에 없습니다.
있다면 그 숲은 이내 사라질 게 분명합니다. 다양성을 잃은 생태는 지속될 수 없기 때문이지요.
건강한 숲에 다양한 동식물이 어울려 살듯, 경제와 산업 역시 상생해야 성장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식물은 서로 앞서 땅과 하늘을 넉넉히 차지하려 쉼 없이 이웃과 다투지만, 한계에 이르면 타협하고 공존의 길을 찾습니다.
이래서 숲은 건강하고 아름답습니다. (150쪽)
숲을 지켜야만 사람이 산다
책에서는 사막화 문제에 주목해 큰 비중으로 다룬다.
인간의 과도한 개발과 가뭄 등으로 토지가 점점 사막으로 바뀌는 것을 ‘사막화’沙漠化라고 한다.
일단 사막화가 진행되면 모래바람이 불어 인근 식물을 덮고 비가 오지 않으면 햇빛을 보지 못한 식물이 말라 죽으면서
사막이 되어 점점 질병처럼 사막이 커진다. 때문에 한번 숲이 파괴되면 걷잡을 수 없다고 저자는 목소리를 높인다.
인류 문명과 사막녹화사업의 현실.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도 심기만 하고 돌보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이경민 역사 속에서 멸망과 생존의 기로는 숲을 지켰는가 지키지 못했는가에 달렸다는 선언은 우리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문명은 강변 초원을 개간하여 의식주를 해결하고 도시를 만들면서 흥성합니다.
도시가 커지면 건축자재와 땔감을 위해 목재 수요가 급증합니다. 왕궁과 신전이 모습을 드러낼 즈음이면,
상류의 울창한 삼림은 거의 사라집니다. 한번 망가진 숲이 스스로 되살아나기는 어렵습니다.
단 한 번의 폭우에도 근토층根土層이 유실되기 때문이지요.
초지와 숲이 사라지면 근토층을 적셔줄 지표수地表水가 급속히 줄고, 구름 없는 날이 연중 지속되며, 비가 오지 않습니다.
사막화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306쪽)
특히 사막화 문제를 한국에서는 지구 반대편 상관없는 이야기로 생각하고는 하지만, 한국도 결코 사막화에서 안전한 곳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사막화 현상 중 가장 심각한 곳 가운데 하나가 중국이며, 이것이 산림 파괴를 자행하고 있는 북한과 연결될 경우, 한국 역시 사막화의 위험에 처하게 된다는 것이다. 해마다 한국에서 사막화를 막기 위해 사막 녹화사업을 벌이지만,
심기만 할 뿐 돌보지 않기에 더욱 더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또한 지구온난화로 영구동토대가 녹으면서 지층 메탄가스가 배출되고 있으며,
메탄가스 배출을 막는 일이 인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1% 미만에 불과한 총 온실가스 가운데 95% 이상은 화산 활동이나 해저 메탄가스 용출, 동물의 트림과 방귀, 유기물의 부패와 같이
자연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나머지 5% 미만이 인간의 활동을 통해 배출된 것입니다. 인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100% 감축해도
대기 중 온실가스 감소량은 전체 대기의 0.05%에 불과한 셈입니다. 이 정도의 온실가스를 줄인다고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을까요?
과학자들은 한마디로 ‘난센스’라고 말합니다. (377쪽)
식물은 경쟁하지만 다투지 않고 타협하고 상생하며 공존합니다
식물에 관심이 없던 젊은이가 나이를 먹을수록 관심을 갖게 되는 모습을 종종 목격한다. 언제부터인가 꽃이 좋아졌다는 수줍은 고백에 “너도 나이를 먹는구나” 하는 애정 어린 대답도 돌아온다. 왜 식물을 좋아하는 일은 나이를 먹는 일의 상징이 되는 것일까.
어린 아이가 꽃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색깔에 대한 감성적 인지능력이 청소년기에 서서히 발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며 점점 식물들의 생태를 알고 싶어하고 틈만 나면 숲으로 달려가 쉬고 싶은 마음이 든다. 세파에 시달릴수록 숲과 식물이 사람에게 진정한 삶의 지혜와 휴식을 선사함을 절실히 깨닫기 때문일 것이다.
역사 속 식물과 사람의 이야기를 살펴본 저자의 결론은 이렇다.
인류가 새로운 5000년 문명사를 쓰려면, 식물을 닮았으면 좋겠습니다. 인구가 늘수록 지역ㆍ인종ㆍ종교 간 갈등은 첨예할 것입니다. 한정된 자원을 놓고 벌이는 분쟁도 더 치열해지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한 인류의 미래는 없습니다. 이해利害를 넘어 상생하고 공존해야 합니다.
식물은 경쟁하지만 다투지 않고 타협하고 상생하며 공존합니다. 그래서 식물세계에는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습니다. 식물세계가 풍요로운 이유입니다. 숲만큼 완벽한 생태계는 세상에 없더군요. 인류가 숲에서 미래의 길을 찾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392쪽)
<출판사 리뷰>
식물은 경쟁하지만 다투지 않습니다. 타협하고 상생하고 공존합니다.
인류가 새로운 5000년 문명사를 쓰려면, 식물을 닮았으면 좋겠습니다.”
깐깐한 전직 기자, 숲과 식물을 인터뷰 하다!
저자 박중환은 실업자가 된 뒤 찾아간 형님의 연구실에서 식물을 접한 뒤 그만 매혹되어버렸다.
취재하듯 써내려간 <식물의 인문학>은 ‘전문용어 가득한 식물학 책이나 전공서적 속 정보를 더 쉽게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소망이 담긴 공부기록이기도 하다. 기자 출신의 저자만이 포착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이 주목할 만하다.
저자는 숲을 보며 감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사문제와 관련지어 폭넓은 시각을 보여준다.
식물과 인간 사이의 역사 속에서 정치와 경제의 교훈을 얻고, 식량과 환경의 미래를 걱정한다.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는 식물을 이해하고 식물을 닮고, 숲을 보호해야 함을 역설한다.
책은 식물과 사람 사이에 있었던 뜻밖의 역사 이야기로 흥미롭게 시작해, 사막화를 막고 숲을 지킨 문명만이 살아남으며
사막녹화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식물이 우리에게 주는 뜻밖의 영향들
저자와 식물이 우연히 만났듯, 이 책은 식물과 사람의 우연한 만남들이 인간의 역사를 어떻게 바꾸어왔는지, 그 보이지 않는 힘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생활 속 흔히 지나쳐온 것들을 떠올리며 ‘아니 이랬단 말이야?’ 하고 무릎을 치게 만드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 2년생 야생당근과 1년생 식용당근 사람이 나물비빔밥을 먹으면 졸음이 온다. 식물이 자기 보호를 위해 품고 있는 약리성분 때문이다. ◆ 식물은 움직이지 못하는 대신 피톤치드와 같은 이차대사산물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스스로를 보호한다.
인간은 이차대사산물을 약으로 개발해 이용한다.
튤립 뿌리 하나가 네덜란드를 유럽 경제 중심에서 변방국으로 밀려나게 만든다.
가난했던 북유럽에 감자가 유입되어 식량이 풍부해지고 인구가 늘면서 유럽 권력의 판도가 남유럽에서 북유럽으로 바뀌었다.
늘 식량이 부족했던 아일랜드는 감자 하나에만 식량을 의존하다가 참혹한 대기근을 맞이한다.
밀 대신 감자를 주식으로 삼을 경우 불러올 문제-식량과 인구, 시장과 가격의 관계-를 논의하던 끝에 고전 경제학이 태동했다.
반대로 사람도 식물을 이용한다.
독이 든 야생당근과 재배가 어려운 야생밀을 개량하여 사람의 힘으로 재배하는 농산물을 만들어낸다.
콜라 열매와 카카오 열매의 성분을 이용하여 인류의 최고 인기 간식인 콜라와 초콜릿을 만들어낸다.
동물을 이용해 씨앗을 퍼뜨리려는 식물의 성질을 사람이 역이용한 결과, 천종삼을 재배하고 코피루왁과 자쿠버드 커피를 생산하기도 한다.
식물의 세계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
기자 출신의 저자만이 숲에서 포착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이 주목해볼 만하다.
저자는 식물의 세계에서 경제경영 원리를 배우고, 자본주의 경제의 나아갈 길을 가늠한다.
식물과 관련된 각종 시사문제에도 폭넓은 시각을 보여준다.
인화물질(송진)을 몸에 바르고 산불이 일어나기 쉽도록 만들어 뼈를 깎는 희생을 통해 살아남는 침엽수림의 생존법을 보며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떠올린다. 친환경 농산물의 폐해를 지적하며 단일종 재배보다 다품종 재배, 집산지 농업보다 근교 농업을 권한다.
식물들이 뿌리를 뻗을 땅과 햇빛을 받을 하늘을 서로서로 양보하며 나누어 쓰는 상생의 경쟁을 보며 동반성장과 자본주의의 새로운 미래를 보기도 한다.
무수한 풀과 작은 나무 그리고 동물과 미생물이 어우러져 숲을 이룹니다. 큰 나무만 사는 숲은 세상에 없습니다.
있다면 그 숲은 이내 사라질 게 분명합니다. 다양성을 잃은 생태는 지속될 수 없기 때문이지요.
건강한 숲에 다양한 동식물이 어울려 살듯, 경제와 산업 역시 상생해야 성장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식물은 서로 앞서 땅과 하늘을 넉넉히 차지하려 쉼 없이 이웃과 다투지만, 한계에 이르면 타협하고 공존의 길을 찾습니다.
이래서 숲은 건강하고 아름답습니다. (150쪽)
숲을 지켜야만 사람이 산다
책에서는 사막화 문제에 주목해 큰 비중으로 다룬다.
인간의 과도한 개발과 가뭄 등으로 토지가 점점 사막으로 바뀌는 것을 ‘사막화’沙漠化라고 한다.
일단 사막화가 진행되면 모래바람이 불어 인근 식물을 덮고 비가 오지 않으면 햇빛을 보지 못한 식물이 말라 죽으면서
사막이 되어 점점 질병처럼 사막이 커진다. 때문에 한번 숲이 파괴되면 걷잡을 수 없다고 저자는 목소리를 높인다.
인류 문명과 사막녹화사업의 현실.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도 심기만 하고 돌보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이경민 역사 속에서 멸망과 생존의 기로는 숲을 지켰는가 지키지 못했는가에 달렸다는 선언은 우리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문명은 강변 초원을 개간하여 의식주를 해결하고 도시를 만들면서 흥성합니다.
도시가 커지면 건축자재와 땔감을 위해 목재 수요가 급증합니다. 왕궁과 신전이 모습을 드러낼 즈음이면,
상류의 울창한 삼림은 거의 사라집니다. 한번 망가진 숲이 스스로 되살아나기는 어렵습니다.
단 한 번의 폭우에도 근토층根土層이 유실되기 때문이지요.
초지와 숲이 사라지면 근토층을 적셔줄 지표수地表水가 급속히 줄고, 구름 없는 날이 연중 지속되며, 비가 오지 않습니다.
사막화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306쪽)
특히 사막화 문제를 한국에서는 지구 반대편 상관없는 이야기로 생각하고는 하지만, 한국도 결코 사막화에서 안전한 곳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사막화 현상 중 가장 심각한 곳 가운데 하나가 중국이며, 이것이 산림 파괴를 자행하고 있는 북한과 연결될 경우, 한국 역시 사막화의 위험에 처하게 된다는 것이다. 해마다 한국에서 사막화를 막기 위해 사막 녹화사업을 벌이지만,
심기만 할 뿐 돌보지 않기에 더욱 더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또한 지구온난화로 영구동토대가 녹으면서 지층 메탄가스가 배출되고 있으며,
메탄가스 배출을 막는 일이 인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1% 미만에 불과한 총 온실가스 가운데 95% 이상은 화산 활동이나 해저 메탄가스 용출, 동물의 트림과 방귀, 유기물의 부패와 같이
자연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나머지 5% 미만이 인간의 활동을 통해 배출된 것입니다. 인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100% 감축해도
대기 중 온실가스 감소량은 전체 대기의 0.05%에 불과한 셈입니다. 이 정도의 온실가스를 줄인다고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을까요?
과학자들은 한마디로 ‘난센스’라고 말합니다. (377쪽)
식물은 경쟁하지만 다투지 않고 타협하고 상생하며 공존합니다
식물에 관심이 없던 젊은이가 나이를 먹을수록 관심을 갖게 되는 모습을 종종 목격한다. 언제부터인가 꽃이 좋아졌다는 수줍은 고백에 “너도 나이를 먹는구나” 하는 애정 어린 대답도 돌아온다. 왜 식물을 좋아하는 일은 나이를 먹는 일의 상징이 되는 것일까.
어린 아이가 꽃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색깔에 대한 감성적 인지능력이 청소년기에 서서히 발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며 점점 식물들의 생태를 알고 싶어하고 틈만 나면 숲으로 달려가 쉬고 싶은 마음이 든다. 세파에 시달릴수록 숲과 식물이 사람에게 진정한 삶의 지혜와 휴식을 선사함을 절실히 깨닫기 때문일 것이다.
역사 속 식물과 사람의 이야기를 살펴본 저자의 결론은 이렇다.
인류가 새로운 5000년 문명사를 쓰려면, 식물을 닮았으면 좋겠습니다. 인구가 늘수록 지역ㆍ인종ㆍ종교 간 갈등은 첨예할 것입니다. 한정된 자원을 놓고 벌이는 분쟁도 더 치열해지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한 인류의 미래는 없습니다. 이해利害를 넘어 상생하고 공존해야 합니다.
식물은 경쟁하지만 다투지 않고 타협하고 상생하며 공존합니다. 그래서 식물세계에는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습니다. 식물세계가 풍요로운 이유입니다. 숲만큼 완벽한 생태계는 세상에 없더군요. 인류가 숲에서 미래의 길을 찾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3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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